임서우 님에 대해 알려주세요.

Question

임서우 님에 대해 알려주세요.

Accepted Answer

임서우 작가는 우리가 매일 직면하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감정 중 순간 날아가 흩어져버리는 것이 아닌, 마음 속에 끝없이 침전하는 어둡고 긍정적이지 못한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헤엄칠 수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그저 살고 싶을 뿐인, 또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로 뜨거운 두뺨을 움켜쥐거나 길가에 죽은 개로 묘사되는 그림 속 인물들은 곧 작가 자신이자, 이를 바라보는 감상자이기도 하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거나 한없이 약하고 부서질 듯 불안정한 그림 속 모습들은 작품을 바라보고 그 순간을 함께하는 감상자로 하여금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애써 숨기고자 했던 생채기와 오래된 흉터를 자극한다.

작가가 명명한 ‘소훼된 감정들’은 새카맣게 타버리고 남은 재와 같이 오직 그만이 아는 가슴 속 한 켠에 켜켜이 쌓인다. 드러나서는 안 될 감정으로 치부되는 이것들은 과연 부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걸까.

역설적이게도 작가는 이 ‘소훼된 감정들’을 숨기거나 외면하지 않고 드러내 표현함으로써 내면의 그늘진 한구석 또한 자신을 구성하는 일부분임을 인식하고, 작업을 통해 울음을 토해내듯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마침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게 되었다 말한다. 과거의 쓰린 상처와 아픈 기억들이 오히려 현재의 온전한 나로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어 삶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다.

나쁜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기쁨과 즐거움, 행복 따위의 전향적인 감정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디는 이에게 마치 태어나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것처럼, 애초에 그에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휘발하여 사라져버렸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이를 완전히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슬픔 속에 발가벗은 채 웅크리고 있는 이는 누구보다 더 강하게 그를 비추는 희미한 희망의 끈을 붙잡고 버티고 버텨낸다. 삶을 염세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삶’을 기꺼이 살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발버둥인 것이다.

우리는 곪을 대로 곪아버린 감정과 기억들을 애써 묻어두고 모른 척하기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것으로 됐다. 라는 스스로를 향한 다독임이 더 필요하다. 임서우 작가는 작품를 통해 ’이곳에 당신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누군가가 함께 있다’ 라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소망한다.

Seou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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